'2023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는 어떠 행사인가?
세계잼버리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비롯해 전 세계 친구들과의 우정 교류, 야영생활을 통해 개척정신과 호연지기를 기르고 심신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모해 국가 발전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잼버리 정신을 실현하고자 13세~18세의 전세계 청소년이 참여하는 국제 야영 대회 입니다.
지난 1920년 영국에서 34개국 8000여 명의 스카우트들이 참가했던 국제야영대회를 시초로, 4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한국이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제17회 행사를 개최한 이후 두 번째로 개최하는 행사였습니다.
왜 새만금?
잼버리가 국내에 개최된다고 했을 때 여러 장소의 경합이 있었는데요. 새만금은 애초 배수 문제, 그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기에 유력한 후보는 무주 태권도 공원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전북도지사는 세계잼버리대회 개최를 위해 '새만금국제공항'을 제시하였고 사실상 국제공항을 위해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습니다. 대회에 맞춰 새만금에 신공항을 짓겠다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결국 잼버리 행사가 시작한 8월 1일까지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그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태입니다.
잼버리 대회가 열린 새만금 부지는 267만평의 갯벌을 야영을 위해 매립한 곳입니다. 매립지이기 때문에 배수가 잘되지 않아 비가 오면 물이 안빠져 웅덩이가 생겼는데요. 5월 초에 기록적인 남부지방의 국지성 호우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회장은 진흙탕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1년 정도 행사 개최 시기를 늦추는 것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뻘밭으로 변한 야영장에 화물을 운송할 때 쓰는 ‘플라스틱 팔레트’를 10만개를 투입하며 주최측은 결국 행사를 강행하게 되고(이 작업에만 6억 이상 추가비용 발생됨) 웅덩이로 인한 문제는 고사하고 여름철 물 웅덩이에 기생하는 각종 벌레들로 인해 벌레물림 등 피부질환을 앓는 참가자들도 속출하게 됩니다.
400명 넘게 온열질환자 발생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텐트 안 온도는 35도 까지 올랐으나 야영지에는 꼴랑 그늘 천막 뿐이였는데요. 이런 환경에서 개영식을 진행, 개영식을 진행한 8월 1일 당일에만 스카우트 대원 등 100여명이 집단으로 탈진하거나 쓰러지게 됩니다.
소방당국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행사 중지를 요청했으나, 조직위는 갑자기 중지하면 참가자들이 동요할 수 있다며 30여 분간 폭염 속에서 강행해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가까운 병원도 없어서 온열질환, 피부질환자가 생겨나도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는게 더 충격적이네요.
식수부족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야영장 입점 업체인 GS편의점에서 시중보다 비싼 가격으로 폭리를 취한 것인데요. 야영자 내에서 유일하게 생수와 얼음을 공급했던 gs편의점에서는 시중에 파는 가격보다 많게는 2배 가까이 가격을 인상해서 팔았다고 합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gs 에서는 허허벌판에 대량의 물건을 공급하려다 보니 대형천막 및 냉동 컨테이너 등 장비 동원에 수억원이 투입됐고 수지타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싸게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결국 온열질환 환자 발생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모든 식수와 얼음을 무상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폭염에 생수마저 제때 공급되지 않았으니 문제가 되는 거겠죠?
열악한 화장실
유일하게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화장실이었다고 하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는 4만 3000명이 참여하는 야영장에 이동식 화장실 354개를 설치했습니다. 이는 121.5명 당 1개 꼴로 수만명이 몰리는 행사장에서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숫자입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잼버리 정신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애초 화장실을 설치하는 기준부터 잘못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요.
더구나 세계 150여개국에서 참여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각자 언어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화장실 사용법을 충분히 알려주었어야 했는데 페달을 밟아 오물을 내려보내는 수직 낙하식 수세식 변기의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서 또는 힘차게 밟지 않아 오물이 변기에 그대로 굳어버려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에 급한대로 전북 지역 공무원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하라는 동원령이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결국 공무원 노동조합이 강력히 항의해서 동원되지는 않았지만 동원 보이콧을 한 시,군 공무원들을 제외한 도청 공무원들은 새벽 4시반 부터 저녁 11시까지 2교대 근무표를 짜서 화장실 상태를 체크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네요.
4만명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임에도 화장실 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청소도 잘 되지 않은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 여러가지 부실 공사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성범죄 논란?
한편 온열질환자 속출로 논란이 많은 와중에 전북지역 스카우트 측은 "여성 샤워실에 3~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도 있다"가 고발했는데요.
그러나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시켰다고 합니다.
전북지역 스카우트 대표측에 따르면 "오전5시에(태국인 남성)지도자가 우리 여자 대장을 따라 들어갔는데 현장에서 잡힌 후에'샤워하러 들어왔다'라고 거짓말을 했다"라고 말하며 이어 김 대장은 "세계잼버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과는 '경고 조치'로 끝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북 소속 지도자들과 함께 경찰에 신고해 부안경찰서로 접수됐고, 사건의 심각성이 인지돼서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대로 이관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장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체 조사를 맡은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제이콥 머레이(Jacob Murray) 사무국장은 "보도된 것과 다르게 세이프 프롬 함 팀이 조사한 결과, 해당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어떤 성추행 사실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라고 말했지만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은 조직위의 대응에 반발하고 지도지와 대원 80여명 전원 조기 퇴소를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이 머레이 국장의 브리핑 내용에 강하게 항의하다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총사업비 1171억 대체 어디에 쓴걸까?
이렇게 문제가 많았던 행사에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예산이 부족해서 였을까요? 초기에 계획으로 잡아두었던 예산은 1,171억원이였다고 합니다. 그 중 조직위 운영비가 740억원 이나 잡혀있고 실제 야영장 조성에 들어간 돈은 129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네요.
이러한 예산 집행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새만금 잼버리를 앞두고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2015년부터 총 99번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것인데요. 스위스,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 세계곳곳으로 잼버리행사 사례조사라는 명목으로 500억원 이상이 해외 출장비로 사용되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미비한 행사를 준비하는데 그렇게 많은 해외출장이 필요했던 것인지 상당히 의심 스럽네요.
최종 행사 취소 결정! 2030 부산 엑스포 개최에 악재?
결론적으로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잼버리 행사는 최종 취소를 결정했고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잼버리 사태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 등 스카우트 팀은 조기퇴소하였으며, 최대 규모 스카우트 퇴소를 결정한 영국의 한 매체는 '한국은 수십년간 대규모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며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번 잼버리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 하다' 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렇듯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잼버리 사태에 대해 11월에 있는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F) 총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개최관련부서인 여성가족부나 새만금 잼버리 주최측에도 책임소지가 따를 것인데요.
그러나 8일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풍 비상 대피 결정에 대한 브리핑에서 여가부 장관은 “지금은 오히려 위기 대응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그런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답변으로 논란을 가중화 시켰습니다.
단순히 여가부의 잘못으로만 몰고 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제행사 였던 만큼 정부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 관련인 들이 책임감을 갖고 준비를 했어야 했기에 행안부든 여가부든 분명한 원인 규명과 책임, 확실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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