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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고려거란전쟁 리뷰(1화~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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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일가친척들을 방문하며 전국 순회를 해야 하는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 일 수 있지만 1인 가구인 나에게는 아직 합당하게 쉴 수 있는 연휴라 너무 행복한 명절 연휴를 보냈다.

드라마 정주행은 빠질 수 없는 나의 연휴 보내는 방법 중 하나인데, 그래서 오늘은 [고려거란전쟁] 리뷰를 가져와 봤다. 

 

한국사 공부를 하면서 정말 지겹게 삼국시대, 고려, 조선 왕조 계보를 달달달 외웠었는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이름 외우는 것만으로 힘들었던 나에게 조선의 왕보다 잘 외워지지 않던건 고려왕조 계보였다. 그나마 아이유가 출연한 '달의연인; 보보경심려' 를 열심히 시청한 덕분에 태조왕건부터 광조까지는 배우 얼굴과 스토리를 떠올리며 간신히 외웠는데, 이준기가 맡은 광종 이후로는 당최 잘 외워지지 않았는데 고려사 이야기가 오랜만에 대하사극으로 나온다 해서 유툽으로 짤도 찾아보고 했는데 방영한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정주행할 각오를 다잡고 시청을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볼게 넘쳐나는 요즘에 대하사극을 본다는건 왠만한 사극 취향이 아니고서는 보기 쉽지 않은거 같다. 

1화 전쟁신에서 등장한 최수종을 보고 무슨 왕인가 했다. 고려시대 직접 전쟁을 누빈 왕이 있었나 싶어, 드라마를 보자마자 검색에 들어갔다. 고려의 무슨 왕을 연기했는지는 알고봐야 할 것 같아서..그런데 왠일 최수종배우님은 이번 드라마에서는 왕이 아니다. 바로 고려의 강감찬 장군 역이다.

 

그래서 그런지 3화까지 보고 있는데 최수종 배우님의 컷트가 많지 않다..초반의 이야기는 확실히 목종과 천추태후, 김치양, 그리고 강조와 현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래도 거란족에게 끌려가 유랑민이 된 난민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며 쌀을 나눠주다가 부인에게 걸려 된통 쿠사리(=핀잔)를 듣는 단 몇 분간의 연기만으로도 최수종이 왜 사극연기의 표본으로 불리는지 알것 같았다.

무튼 다시 드라마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충격적인 남색과 향락에 빠진 모습으로 등장하는 고려의 왕, 목종(백성현 배우님)이 나온다. 고려시대에는 유독 남색을 밝힌 왕들이 많은데, 영화 '쌍화점'에서 주진모가 연기했던 고려의 마지막왕 공민왕만 봐도 남색과 향략으로 끝이 좋지 않은 왕들이 꽤있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동성애와 남색은 빼놓을 수 없는 스캔들인거 같다. 무튼 목종이 남색이였다는 걸 모르고 한국사를 공부했던 史알못은 이 드라마를 통해 하나 또 공부하게 됐다. 

 

그래서 천추태후가 김치양과 외도를 하고 낳은 아들을 왕위에 올릴려고 그 난리부르스를 쳤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후사가 없는 왕은 스스로 권력 쟁탈전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스스로 불러온 재앙, '스불재'와 다름 없지..

 

무튼 남색으로 인해 후사가 없던 목종은 본인의 모친인 천추태후와 천추태후와 김치양과 척을 질 수 밖에 없었는데. 시대의 어장관리녀 였던 천추태후역에는 이민영 배우님이 연기했는데 나이답지 않은 아름다운 외모와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잘 어울리면서도 왕위 자리를 쥐락펴락했던 카리스마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왕비였고 왕의 후손인 천추태후를 자기 여자로 만들어 모든 권력을 쥐려했던 간악하고 무서운 야망가였던 김치양 인물은 캐스팅이 매우 적절해보인다. 표독스러운 마스크부터 야비한 저 눈빛까지 너무 찰떡이다. 

 

고려사 열전에 의하면 김치양은 천추태후의 외가 쪽 친척이였는데 승려를 사칭하면서 궁궐에 드나들다가 성종의 여동생인 과부(경종은 일찍 죽었다) 천추태후와 눈이 맞아 불륜 관계로 발전했고 성종이 노발대발하여 곤장을 치고 유배보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성종이 승하하고 천추태후의 아들 목종이 즉위하자 김치양은 태후의 비호로 유배지에서 돌아와 천추태후의 측근이자 연인으로 공공연히 궁궐을 들락거리다 결국 태후와의 사이에서 사생아까지 낳아버린 것인데.  천추태후의 교성에 부처님이 노하셨냐는 드라마속 대사처럼 가히 밤일 하나 잘하는 것만으로도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의 옆에서 권세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여자와 남자를 떠나서 전 인류의 숙제, 또는 한계인거 같다. ㅋ 그만큼 연인관계라는건 참 무섭고도 질긴것--;

 

무튼 그들의 잘못된 사랑(?)과 욕심으로 화를 당한 것은 목종 뿐만이 아닌데 바로 목종이 이어 고려의 8대 왕인 현종, 대량원군이다. 현종 역할은 아이돌 제국의 아이돌 출신의 김동준 배우님이 맡았다. 제국의 아이돌은 아이돌빼고 다 잘한다는 아이돌만 모아놨다는 웃기는 짤을 본거 같은데, 최근에 재밌게 본 쿠팡플레이의 소년시대의 임시완 배우님을 비롯해 박형식 배우님까지 연기돌이 꽤 많다. 

 

무튼 이목구비가 굵직굵직하니 왕의 얼굴에 제격인 듯 하다. 이래저래 천추태후와 김치양의 모함과 위협으로 여러번 목숨을 빼앗길 뻔하지만 온갖 위기를 이겨내고 고려의 8대 왕이 된 걸 보면 정말 용의 후손이라 하늘이 지켜주었나 싶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성행했고 태조 왕건부터가 불심이 대단한 왕이였기에 왕의 핏줄은 부처님이 정하신 것이고 인간이 함부로 할 수없는 용의 후손이라 여겼다는 것 부터가 왕조시대의 엄청난 왕권이였을 진대 그런 왕의 핏줄을(심지어 사이좋았던 동생의 자식= 애정하던 조카였다) 한갓 절에 파양시키고 여러번 목숨을 위협했다는 것만으로도 천추태후와 김치양은 얼마나 본인의 사심을 채우기 위한 한낱 비루한 인간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역사 속 스캔들이 인간의 욕심과 허세, 위선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재밌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100년 넘게 쌓은 한 나라의 위세도 비루한 인간의 한낱 욕심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역사를 알면 알수록 인간의 본질에 대해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무튼 죽을 위기에 처한 대량원근을 죽음의 위기에서 건져 준 것은 바로 목종이 아니라 강조의 정변을 일으킨 '강조'이다. 그는 누구보다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뛰어난 장군이였는데, 김치양(천추태후의 연인)과 유행간(목종의 연인)을 처단하고 조정을 바로세우라는 편지를 목종에게 직접 보낼만큼 직언을 하는 충직한 신하였다.  

 

그러나 왕의 답변은 무심하기만 하고 결국 김치양이 목종을 시해하고 궁을 장악했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마침내 대량원군 옹립을 기치로 내걸고 군사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행군 도중 소문과 정반대로 아직 목종이 살아있으며 김치양도 도성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행군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지만 어차피 김치양만 죽인다고 해도 유행간과 천추태후, 목종이 남아있는 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선언한 뒤 쿠데타를 마음먹고 계속해서 개경으로 진격한다.

 

이후 개경을 공격해 김치양의 세력을 격파한 뒤 김치양과 그의 아들 현을 죽이고, 목종이 내어준 유행간마저 냉혹하게 처단한 후 정전에 갑옷과 칼을 착용한 채 들어가 이를 막던 유충정까지 죽였다. 이후 목종과 천추태후 앞에 서서 "조금만 더 일찍 고려를 바로잡으려고 했다면 자신도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을 겁니다."고 일갈하고, 그 둘을 폐위한 뒤 개경에서 추방 및 시해한다.  이후 대신들과 함께 신혈사에서 돌아온 대량원군을 맞이하며 그를 용상에 올리는데... 고려의 역사에 다시없을 쿠테타이며 역모의 주인공이다. 

 

그로인해 고려의 역사가 조금더 길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의 권세가 기울이면 언제나 등장하는 것은 영웅일진대 나는 강조가 고려 역사의 판을 뒤집은 영웅이며 행동하는 사람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니 그의 쿠테타가 역사적으로는 비판 받을지언정 역사에 꼭 필요한 사람도 이런 역모자가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3화까지의 줄거리로 봐서 이 드라마는 고려 초기의 역사를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드라마다. 이번주 설연휴 결방으로 팬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기는 하는 듯 한데.. 역사적으로도 거란과의 큰 전쟁은 총 3번이며 드라마 계획이 총 32부작이라고 하니 마지막화까지 갈길이 멀다. 무튼 재밌으니 끝까지 정주행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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