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찾아본 영화에 대한 리뷰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솔직히 재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유툽 [문명특급]에 배우들이 인터뷰한 영상을 보고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됐고 재난영화 좋아하는 남친을 꼬셔서 보게됐습니다. ^^
하지만 이건 재난영화라기 보다는 재난 후 상황을 그린 소위 '포스트 아포칼립스'물, 멸망 이후를 다룬 이야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스펙터클한 연출을 기대하고 갔던 남친은 별로였지만 저는 의미적으로 시사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요새 워낙 칼부림 사건이니, 성폭행사건이니..너무나 흉흉한 세상에서 뭔가 진정한 인류애란 무엇일까? 라는 걸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포스팅도 쓰고 감상평도 남겨보고자 이 포스팅을 쓰게됐습니다.
영화 콘트리트 유토피아(2023)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스릴러
영화 보기전에 줄거리를 알고 가서 당연히 아파트 무너지는 영상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바로 인서트화면부터 재난 현장이 나올 줄이야;;. 뭔가 저 멀리 아파트들이 무너지는 영상을 보니 이게 스크린 속 화면이라 먼 가상의 일.. 기시감 같은게 느껴지면서 또 배경이 서울이고 우리가 살고있는 바로 나한테 일어날 수도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두렵고 압도되는 것이 있더라구요. 무튼 설며알 수 없는 뭔가 기이한 괴리감 같은게 느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한테는 스포가 될 수 있으나 첫장면부터 바로 시원하게 아파트 무너지는 영상이 나오니 지각하지 마시고 꼭 영화 시작부터 보시면 좋겠습니다. ^^
네이버 검색 후 시놉시스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네요
“아파트는 주민의 것”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단 한 곳,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시놉시스의 주민대표 역인 '영탁'을 바로 이병헌 배우가 연기했는데요. 와...등장할 때부터 묘하게 몰입감이 생기고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 것이..영화 시작부터 영화의 끝까지 저는 솔직히 이병헌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가깅 들었습니다. 황궁아파트의 실제 주민이 아니면서도 결론적으로 주민대표가 되어 사람들을 아우르고 결국은 사람들에게 내팽기침(?) 당하기 까지의 이병헌 님의 연기는 정말 살아있는 활어를 마주하듯 너무나 생생하고 입체감이 느껴졌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눈빛이 잔인하고 미친 사람? 처럼 변해가는데..정말 연기의 신이 맞긴 맞구나 싶더라구요.
무튼 재난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이 만들어 내는 어두운 분위기를 현재의 한국 사회에 빗대어 충격적이고도 훌륭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초반에 언급되는 아파트의 계급화 문제와, 이러한 계급화가 지진으로 인해 정반대로 뒤집혀지자 결국 주민들과 외부인 사이에 계급을 나눠 그들을 배척하고 선민의식을 갖는 모습은 배척과 갈라치기가 발생하는 현대 사회를 돌이켜 보게 만드는 요소인데요.
황궁아파트 입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감안해도 이기적인 선택들과 점점 인간성을 잃어간 행보 끝에 결과적으로 주인공이 공동체를 이탈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여러 부분에 있어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황궁아파트 속 입주민 공동체는 생존 앞에 놓인 인간의 잔혹함과 이기심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의 다양한 군상과 계급의식, 생존 앞에 인간 본연의 모습이 나타나는 등 아마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연출은 '엄태화' 감독님이신데요. 바로 배우 엄태구 님의 형이십니다. 실제로 찾아보니 마스크가 닮아 있네요^^
웹툰 원작 '유쾌한 이웃'
영화 오프닝크레딧에 웹툰이 떠있길래 원작이 따로 있구나 싶었는데. 감독님의 뉴스 인터뷰를 찾아보니 완전 스토리를 다 가져오신건 아니고 착안 정도 하신거 같더라구요.
원작 이게 '유쾌한 왕따'라는 웹툰이 원작이고요. 웹툰의 2부가 '유쾌한 이웃'이라는 웹툰인데 거기에 배경이 다 지진이 일어나서 무너진 상황에 어떤 아파트 한 채가 남아 있는 설정이었어요.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라면 아파트라고 했을 때 거의 한 50~60%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라고 알고 있고 저도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세대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정말 애환과 애증이 있는 주거지잖아요. 그런 부분이 관객분들이 보기에 더 몰입하고 더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만한 배경이라고 생각을 해서 아파트로 설정하게 됐습니다.
마무리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과 대사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아마 연출팀도 마지막에 이 얘기를 하려고 2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끌고 온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저 여기 살아도 되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살아 있으면 그냥 사는거지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물론 아무 생각없이 보는 킬링타임용 영화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건 스토리가 있고 메시지가 있는 영화 더라구요.
영화를 보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피난민 쟁점이나 코로나 19 사태 같은 사건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생존 앞에서는 누구라도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그러나 죽음 앞에 인간이 평등하다는 말처럼 살아있는자에서 언제든지 죽음에 가까운 자가 될 수 있는건 누구나 알 수 없습니다. 코로나 감염자를 피해다니던 내가 코로나 감염자가 되어 격리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다들 착하면 호구된다. 못된 놈이 잘산다..이런 말들에 점점 더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내 목숨, 내 것만 지키면 된다라고 생가하며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그래도 예전에 서로 돕고사는거지..이런 마인드가 있었는데..
무튼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 처럼 우린 재난 앞에 다 약자입니다. 힘들땐 서로 돕고사는게 인지상정이고 그래야 나도 힘들때 도움 받을 수 있죠. 서로서로 돕고 사는 좀 더 따듯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작은 소망 가져보며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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