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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슬픔의 삼각형(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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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의 신작으로 올라와 있길래 본 <슬픔의 삼각형>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작품으로 포스터에 보이는 것처럼 2022년 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입니다. 해외에는 2022년도에 개봉됐지만 우리나라에는 올해 5월에 개봉되었습니다.

 

호화 크루즈에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여기선 내가 캡틴입니다. 자, 내가 누구라고요?”

제목인 "슬픔의 삼각형"은 영어로는 'Triangle of Sadness' 로 바로 우리 얼굴의 눈썹사이 주름을 가리킵니다. 인상을 쓰면 생기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 현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보톡스로 없애고 싶어하는 미간 사이의 바로 그 주름입니다.

주인공인 '칼'이 모델 오디션을 보러가서는 심사위원에게 그 슬픔의 삼각형을 얼굴에서 지워보라는 지시를 받죠. 아마 자본주의 세상에서 그 주름을 없애도록 요구받는 소위,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야 되는 운명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는 이 영화의 제목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세개의 꼭짓점이 있는 '삼각형'은 소위 우리의 계층, 계급을 떠올리는 도형입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슬픔의 삼각형>은 젠더, 부, 자본주의, 정치, 권력, 계급, 인종, 전쟁 등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는데 아마 이러한 계급의식을 제대로 전복 시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갑질하는 권력자들의 행태를 보면 우리가 인상을 쓰듯이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슬픔의 삼각형을 만들게 되는데요. 바로 이것을 감독이 노린거라면 제목 하나는 정말 기깔나게 뽑았네요.
 

1부, 칼과 야야

처음 1부는 '칼'과 '야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입니다.
남자주인공인 은 잘생기고 멋진 몸매를 가진 남자모델입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인 야야도 마찬가지로 잘나가는 모델이며 매력적인 인플루언서 입니다.
둘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데이트 후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계산서를 바라보며 두 남녀의 묘한 신경전이 있는데  연애를 해본 남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을 바로 그 문제! 데이트 비용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대충 싼마이로 둘의 대화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남자왈: "돈도 네가 더 잘벌면서 왜 맨날 남자인 내가 계산하게 만드냐, 날 호구로 생각하냐?"
여자왈: "됐다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낸다"
 
그리고 둘은 집에와서도 계속 싸우다가 결국 화해를 하는데 그 둘의 대화가 범상치 않습니다.
 
남자왈: "계산서 봤는데도 모른척 한거 맞지? 너 남자 호구로 보는 된장녀 맞지?"
여자왈:"맞아 나 쿨하게 인정할께 나 된장녀 맞는데 근데 어차피 너도 내 얼굴,몸매보고 만나는 거 아님? 서로 원하는 주고 받으며 잘 비지니스 해보자!"

 

2부, 크루즈

그리고 영화는 호화스런 크루즈로 배경이 바뀌며 2부로 넘어갑니다. 잘나가는 인플루언서인 야야가 협찬으로 크루즈 탑승티켓을 받으며 칼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는데요. 주로 크루즈에 승선한 탑승객과 크루즈의 스태프들과의 대화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집니다.
 
썬보트에서 멋진 몸매를 뽐내며 일광욕을 즐기던 야야, 그리고 그 옆에서 오늘도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쁜 , 그리고 그들 앞에 크루즈의 기계관리 직원인듯한 멋진 몸매의 섹시한 중년의 직원이 웃통을 깝니다. 그리고 이윽고 눈이 마주친 야야는 그 중년 스태프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는 데 이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칼은 열이 받습니다. 남친을 옆에두고 그런 헤픈 웃음 흘리지 말라는 거죠.

무튼 결국 칼은 아주 없어보이게 크루즈의 총관리자였던 폴라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직원이 우리들 앞에서 웃통을 까고 있는데 조치를 취해달라는 거죠. 돌려말하지만 제 눈에도 섹시한 그 아재가 자기 여친을 꼬실 것 같으니 치워달라고 징징대는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무튼 결론적으로 그 직원이 짤려서 크루즈를 떠나는 장면을 목격한 칼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차 싶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선상 파티로 이어지는데요. 선장 주최 석식 파티가 열리는 목요일입니다. 기상 악화때문에 목요일은 빼고 파티 날짜를 잡자는 관리자 폴라의 얘기는 개무시하고 술에 빠져 사는 미국인 선장 토마스가 주최하는 선상파티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면서 미국인인 선장 토마스는 이후에 비료사업으로 큰 돈을 번 러시아 자본가인 드미트리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데요. 둘다 술에 떡이 되서 마르크스와 레닌의 문구를 거들먹거리며 서로 나잘났다 우기는데 정말 술주정꾼 아재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모습입니다. 
 
무튼 결국 폭우 속에 흔들리는 크루즈 에서 온갖 산해진미의 음식은 승객들에게 구토와 멀미를 유발하고 이야기는 극으로 치닫습니다. 비싼 옷과 보석, 화려한 화장으로 온갖 우아를 떨던 부호가들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만신창이가 되는 모습이 그야말로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전복시키기' 의 쾌감을 불러옵니다. 

 

전복 (顚覆)
[명사] 1. 차나 배 따위가 뒤집힘.
2. 사회 체제가 무너지거나 정권 따위를 뒤집어엎음.

 
비료사업으로 돈을 번 드미트리는 자신이 '똥'으로 큰 부자가 됐다며 자조적인 농담을 던지는데요. 그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알게모르게 갑질을 일삼았을 와이프는 결국 변기에 자신이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다시 변기에서 그 똥물이 뿜어져 나오며 영화는 절정을 찍습니다. 

3부, 구조

그리고 흔들리고 정신없던 화면이 다시 평화를 찾은 듯 파도가 잔잔하게 치는 해변가로 장면이 바뀝니다. 바로 크루즈 전복 후의 이야기를 다룬 3부 입니다.  3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바로 크루즈의 객실 청소를 담당했던 필리핀 출신의 '에비게일' 입니다. 그녀는 구명정에서 홀로 살아남았는데요.
구명정을 발견한 칼과 야야를 포한한 5명은 구명정에 있던 생수와 과자로 하루를 버텨냅니다. 그러나 다음날 이러한 상황을 파악한 에비게일은 엄청난 생존능력으로 살아남은 자들의 '선장' 자리를 꿰찹니다. 돈과 자본주의가 사라진 생존상황에서 강인한 생존능력은 바로 권력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야기는 절대권력자가 된 에비게일과 칼이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미묘한 삼각관계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칼이 에비게일에게 잠자리(?)를 주면 야야에게도 먹을것이 떨어지므로 같이 자지 말라는 말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무튼 밀가루 불내증으로 파스타는 인스타용으로 찍기만 했던 야야에비게일에서 받아온 과자칩을 아주 잘 받아먹습니다. 
 
그리고 야야에게 더치페이로 남녀간의 평등을 주장했던 에비게일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몸과 웃음을 파는 남자가 되고 마는데 여기서 또한번의 '전복시키기'가 등장합니다. 바로 이런 요소들이 이 영화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풍자와 해학으로 인간의 추악한 본능을 보여주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 그야말로 '골계미'가 아주 뛰어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뇌졸중이 와서 말을 못하게된 테레제가 있는데요. 그녀는 우아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이지만, 언어장애가 온 이후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단어가 딱 3개!  '나인 나인. 울리, 인덴볼켄' 입니다. 아마 아프기 전에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여인 이었을 듯 합니다.

 '인덴볼켄'은 독일어로 '구름 위'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유일하게 생존한 인원 중 한 사람이었지만 하반신 마비로 구명보트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처지가 됩니다. 그저 외칠 수 있는건,  인덴볼켄 이 한 단어만 간절하게 외칠뿐이죠..아마 감독은 허상에 가득 찬,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구름 위에 있는 사람들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무튼 영화는 야야와 에비게일은 섬의 여기저기를 찾아헤매던 중, 결국 호화 리조트의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고...다급하게 달리는 칼의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자신의 생존능력으로 구조된 섬에서 최고의 권력자가 된 에비게일,,아마 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자신은 다시 계급의 최하층 빈민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겠죠?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의 비서 일을 제안하는 야야를 보며 에비게일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열린 결말로 끝을 냈기때문에 오히려 자유롭게 결말을 상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야야와 에비게일이 함께 그 섬을 탈출하여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싶은데..다급하게 달려가는 칼의 표정에서 좋은 결말은 아니었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 슬픔의 삼각형' ! 시간이 된다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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