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달리 할 타이밍이 온다. 인생 참 지지부진하다, 혹은 지겹게 갈등이 계속된다 싶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타이밍이 온다. 미래가 보이는 한 남자. 미래의 상황을 바꿔보려고 애쓰지만, 미묘한 변주만 있을 뿐,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 달리 살아보리라. 그리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의 해갈을 느껴보리라. 여자 또한 다른 선택을 하기로 결심한다. 더 이상 잘난 여자의 들러리나 해주면서, 못난 여자 코스프레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이제 난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최애 작가 중에 한 사람인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 중 하나인 또 오해영. 방영 당시에도 꽤나 재미있게 본 드라마 였는데, 요즘 백수가 되어 하루가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기웃대다가 이 드라마를 다시 보기 하고 있다.
방영당시에 볼땐 서현진 언니만 에릭 오빠를 너무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보니 에릭오빠도 꽤나 이 여자한테 빠져있는게 보인다. 역시 아는게 힘인가? 그 전까진 남자의 사랑을 믿지도 알지도 못하니 드라마 상에 여주의 사랑만 보이더니 이젠 상대방의 사랑을 좀 알게되니 드라마가 더더더 재밌다.
절절한 남자의 사랑은 여자를 설레게 하지..
기억이 잘 나지 않던 드라마 내용이 다시보기를 즐겁게 한다.
학교때 오해영이 둘이었어요. 다른 오해영은 되게 잘나갔어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난 그냥 들러리. 근데 만약에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 안하겠더라구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랬던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래요.
이름이 같은 두 여자가 있다. '오해영'
고등학교 동창인 두 여자 중 여자가 봐도 예쁜 전혜빈 언니는 학교에서 인기도 많고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예쁜' 오해영, 그리고 예쁜 해영이 피셜로 자기 색깔이 없는 답답해보이고 조금은 띨해보이는 우리의 여주 서현진 언니는 '그냥' 오해영으로 고교시절을 보낸다.
이름이 같아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 들 속에서 억울한 일이 많은 그냥 오해영 현진 언니는 늘 예쁜 오해영에게 밀려 자기도 모르는새에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스폰지 처럼 흡수했는지도 모르겠다.
1급수에 사는 물고기와 3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서로 만날일이 없어
그렇게 본인은 3급수라고 생각하며 자란 현진언니는 자기가 만난 남자들 중에 유일하게 1급수였던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결혼 하루 전날 갑자기 이별선고를 받는다.
'너 밥는게 꼴보기 싫어졌어'
누가봐도 확실한 이별선고..애정이 식어버린 남자와 결혼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차디찬 이별선고로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뒤로 하고 가족들에게는 자신이 찬 걸로 해달라고 부탁을 하며 부모님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에서 결혼전날 결혼을 엎은 철천지 왠수, 구박덩어리가 된다.
그렇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미친년' 처럼 살던 중, 박도경을 만나게 되는데, 잘나가는 음향감독이면서 누가봐도 1급수인 이 남자가 갑자기 이 언니 앞에 훅 나타난다.
사라지는걸 인정하면 엄한데 힘주지 않아
박도경은 이쁜 오해영과 연인사이였다. 둘이 결혼하기로 한 당일날 이쁜 오해영은 식장에 나타나지 않고 박도경은 하루아침에 결혼식날 연인이 도망을 쳐버린 비련의 남주가 되버린다. 드라마 중반에서야 이쁜 오해영이 결혼식날 도망가버린 이유가 드러나긴 하는데..진짜 드라마 보는 시청자인 나도 궁금해죽겠다. 왜? 그렇게 사랑하던 사이였으면서 왜??
무튼 자신을 배신해버린 이쁜 오해영이 갑자기 잘나가는 사업가랑 결혼을 한단다. 배신감과 분노로 괴로워하던 박도경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결국 그 사업가를 망하게 하고..사업이 망해버린 그 사업가는 구치소에 수감되게 되는데...그 사업가가 바로 그냥 오해영..서현진 언니와 결혼하기로 했던 그 남자다.
그렇다! 동명의 이름때문에 생긴 오해였던거다! 이름때문에 생긴 오해로 자신을 떠난 여자의 복수를 애먼 남자한테 했던거고. 그 실수때문에 애먼 여자(그냥 오해영)이 피를 본거다.
결국 죄책감과 미안함에 그냥 오해영이 눈에 밟히던 우리의 에릭오빠, 박도경의 집으로 (집에서 쫓겨난) 현진언니가 이사를 오면서 둘의 본격적인 썸이 시작된다.
서현진 언니의 찰지고 귀여운 연기와 에릭오빠의 까칠하지만 부드러운? 연기가 만나 불꽃이 튀는데 박해영 작가님의 찰진 대사가 또 이 드라마의 묘미다.. 그 외에 현진언니와 에릭오빠의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두 서브 남주와 여주의 연기까지..진짜 재미있다.
이 백수생활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외로운 백수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이 드라마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부디 백수생활이 끝날때 같이 끝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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